우리들은 그저 아무 가게 앞에 멈춰서서 아저씨가 커다란 고무대야에 던져놓은 우럭, 광어, 방어를 각각 한 마리 씩 골랐다. 방어? 나는 처음 보고 또 처음 들어 본 생선이다. 흥정이 거의 성사된다 싶으니까 아저씨는 느닷없이 날카로운 갈고리가 달린 막대로 생선에게 차례 차례로 치명타를 가했다. 어떤 놈은 즉사했고, 어떤 놈은 경련을 일으키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반쯤 숨이 끊어진 생선들은 곧바로 가게 뒷쪽에 있는 도마위로 올려졌다.
도마는 커다란 통나무를 잘라 만든 것이었다. 하도 오래 써서 그런지 칼날에 많이 찍힌 앞쪽은 움푹 패여져 있었고 도마 전체가 생선피로 검게 물들어 있었다. 또 도마 끝에는 무시 무시한 식칼이 세로로 꽂혀 있었다.
아저씨는 칼을 뽑아들더니 생선들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아저씨의 손놀림에 따라 물고기의 살점이 뚝뚝 나가떨어졌다. 소리를 내지 못하는 물고기들은 그렇게 수산시장의 후미진 곳에서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몸둥아리가 잘려나갔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우리들이 정말 저래도 되는 지 궁금해 졌다. 잔혹한 피의 댓가를 언젠가는 치르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심도 살짝 밀려들어왔다. 저들도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푸른 바다를 헤엄쳤을 텐데 말이다.
푸른 바다에 살던 물고기들은 잠시 인간의 몸을 빌려 육지에서 산 다음 다시 바다로 돌아갈 것이다.
자갈치 시장에 가면 아예 바다를 볼 수 있죠;;ㅋㅋㅋ
답글삭제@띠용 - 2009/02/08 21:09
답글삭제와, 거긴 진짜 수산시장 느낌 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