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를 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내 방안엔 하루 하루 먼지가 쌓여 갔다. 어느 날인가 나는 방안에 들어서면서 발밑에 까끌까끌한 모래 알갱이가 밟힌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나는 청소할 생각은 하지 않고 모래를 대충 방구석으로 밀어냈다. 내 방안엔 점차 모래 알갱이가 늘어나게 되었다.
또 다시 어느 날이었다. 나는 이제 내 방이 완전히 모래로 뒤덮여 버린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에 나는 옆집에 공사용으로 사둔 모래가 실수로 내 방에 잘못 쏟아진 줄 알았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옆집에서 공사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 모래들은 그동안 쌓여왔던 먼지들이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나는 청소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삽으로 퍼도 며칠이 걸릴 만큼 방안엔 모래가 많았다. 청소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나는 모래 위에서 생활했다. 발이 푹푹 빠지는 것만 빼고는 그리 불편한 점은 없었다. 오히려 방에 들어올 때 먼지를 털 필요가 없으니까 그 점은 맘에 들었다.
점점 높아만 가던 모래가 마침내 침대까지 덮어버렸을 때, 나는 모래 위에 보자기를 깔고 잠을 잤다. 사방이 고요하고 달이 뜬 밤이면 사막 한 가운데서 잠을 자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막의 한 가운데는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 조용하다고 했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 봤지만 지구의 자전 소리는 듣지 못했다. 자전거 소리는 들었던 것 같다.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였다. 등에서 뭔가 따끔한 것이 찌르는 게 느껴졌다. 그게 뭔가 하고 손을 가져갔을 때 나는 깜짝놀라고 말았다. 딱딱한 등껍질을 가진 전갈 한 마리가 만져졌기 때문이다. 나는 한 번도 살아있는 전갈을 본 적은 없지만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는 많이 봤었다. 그것은 전갈임이 틀림없다. 전신에 소름이 돋았고 이마에선 땀이 났다.
나는 전갈을 죽이려고 필사적으로 손에 힘을 주었다. 이내 전갈의 몸통과 가슴이 분리됐다. 그러나 전갈은 죽지 않았다. 몸이 분리되어서도 끊질기게 나를 공격했다. 화가 잔뜩 난 전갈은 날카로운 침으로 나를 힘껏 찔렀다. 윽. 나는 너무 아파 눈물을 흘렸다.
꿈에서 깼을 때 나는 다짐했다. '청소를 해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