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9일 월요일

기분을 위한 레시피

 딱딱하게 굳은 기분이 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 딱딱하게 굳은 기분을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 아하. 갑자기 머릿속의 알전구에 불이 들어온다. 나는 우선 빨래집게를 이용해 기분을 빨래줄에 건다. 그런 다음 몽둥이로 기분을 살살 두드린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딱딱하게 굳은 기분에서 우두둑 우두둑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물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원래 기분은 말랑말랑한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쉽게 부러지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약간의 유연함. 그렇다. 지금 이 작업은 굳어진 기분에 약간의 유연함을 주기 위한 작업이다.

 조금 부드러워진 기분은 저녁 햇살이 비치는 곳에 놓아 둔다. 그리고 오디오에서 음악을 꺼내 채를 썬 다음 살살살살 기분 위에 뿌린다. 그러면 가루처럼 흩어지는 음악은 기분위에서 녹는다. 좋다. 기분은 훨씬 부드러워 졌다.

 기분의 입맛은 아이들의 그것과 비슷하다. 기분에게 우유와 쵸콜릿을 주자 기분은 한층 부드러워 졌다. 바로 이때 기분을 주물러 줘야 한다. 중국집의 베테랑 주방장이 현란한 손놀림으로 밀가루 반죽을 하듯 기분을 마사지해준다. 다 됐다. 어느새 기분은 마시멜로우처럼 부드러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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