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0일 수요일

야구의 묘미

 야구는 숫자 3의 경기라고도 한다. 우선 양팀 9명이 9회에 걸쳐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그렇다. 9는 3의 배수이기 때문이다. 스트라이크가 3개가 되면 아웃이 되고, 3아웃이 되면 공수가 교대된다. 이는 곧 한 경기에 타자들이 최소한 3번의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잘 맞추는 타자들의 타율은 3할대를 유지한다. 유일하게 3의 법칙을 벗어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볼넷이 되어 출루를 하는 경우이다. 3볼이 아닌 4볼일 때 출루하는 것이다. 하지만 3볼에서 하나를 더 양보해 4볼로 정했다고 가정한다면 애초에 4볼의 기준은 숫자 3인 3볼에 두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야구와 숫자 3의 연관관계는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어쨌든 야구는 오묘하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정적인 느낌이 들어 사실 좀 지루했다. 경기시간도 너무 길어 한 경기를 끝까지 본 건 거의 최근의 일이다. 내가 열광한 건 축구였다. 축구는 하는 것도, 보는 것도 다 좋아했다.


 야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이승엽 선수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후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틈나는대로 이 국민타자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나름대로 제역할이 있다는 것과 투수는 선발, 중간계투, 구원으로 이어지는데 이런 보직이 다 정해져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의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의 중압감이 좋았다. 타자는 한껏 방망이를 예리하게 세우고 투수의 이마에선 연신 땀이 흐르는 그 광경은 무척이나 드라마틱했다.


 특히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야구의 묘미를 한껏 느끼게 하고 있다. 매경기 가슴 졸이기는 하지만 정말 야구다운 경기가 펼쳐지는 것 같다. 사실 야구를 보다보면 김빠지는 경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야구는 또 굉장히 지적인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결국엔 머리싸움이다. 그리고 멘탈적인 면도 무시 못한다. 경기력에 있어 멘탈적인 면이 이렇게 크게 작용하는 스포츠는 야구말고는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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