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4일 일요일

친구와 친구의 애인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집에 내려왔다. 작은 술집에서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고 곧 결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는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으면서도 겉으로는 그걸 어떻게 믿느냐고 증거를 대라고 했다. 친구는 사실 확인을 위해 여자친구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기를 내게 맡겼다. 인증하라는 얘기다.

 

 "안녕하세요. 저는 xxx씨 친구예요."

 

 얼떨결에 전화통을 붙잡은 나는 그렇게 인사를 했다.

 

 "친구가 그러는데 그쪽과 곧 결혼을 할 거라는데...사실인가요?"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잘 모르겠는데요."(웃음)

 

 잘 모르겠는데요. 친구의 여자친구는 수줍은 듯한 웃음을 흘리며 그렇게 대답했다. 말하는 뉘앙스로 봐서 결혼하긴 할 모양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친구에게 "야, 잘 모르겠다는데? 너 혼자 김칫국 마시고 있는 거 같아"라고 놀려주었다. 그리고 통화를 계속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제 친구는 그쪽을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고 있다는데 그쪽은 어떤가요? 제 친구를 사랑하시나요?"

 

 "음...글쎄요." (역시 웃음)

 

 통화는 그렇게 끝이났다. 친구의 여자친구는 수줍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분명 긍정의 대답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결혼 전까지 오늘의 통화내용을 두고두고 놀려먹을 작정이다. 아무튼 내가 생각하기로 내 친구와 그녀는 천생연분인 듯싶다. 무뚝뚝하고 두리뭉실한게 둘이 성격이 꼭 맞는 것 같다.

 

댓글 4개:

  1. 와 성격이 맞는 사람들끼리 결혼하는건 참 행복하겠어요^^



    wave님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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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카플플만 봐도 속이 불편한데 결혼까지.. 아 배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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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띠용 - 2008/09/14 02:34
    네, 띠용님도 멋진 추석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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