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완전히 달아난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창가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리고 창문을 살짝만 열어 밖을 내다 보았다. 작은 창틈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주 잠깐 동안의 눈부심이 사라지자 나는 창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단박에 알아낼 수 있었다.
내 방 창문을 열면 가장 먼저 옆집의 커다란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나뭇잎에 빗방물이 부딪히는 소리가 가장 먼저 들리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제일 먼저 들린다. 한 여름에는 나무에 사는 매미들의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방해 받았던 적도 많았다. 겨울에 눈이 오면 나뭇가지 마다 눈이 쌓이곤 했다. 아주 많은 가지와 아주 많은 이파리를 가진 나무였기 때문이다.

나무는 바로 전날까지 내가 보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변해 있었다. 섬세하게 뻗어 있던 잔가지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고, 거기에 붙어 늦은 가을의 느낌을 물씬 풍기던 수많은 나뭇잎들은 이미 어딘가로 유배돼 버린 뒤였다. 휑뎅그레하게 몸통만 남은 나무는 내게 조금은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마 너무 갑작스런 변화였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창을 열면 나무는 며칠 전 변해버린 그모습 그대로 서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직 나무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시 가지가 생기고 잎이 날 것이다. 내년 혹은 내후년 여름쯤이면 나무에 다시 파란 이파리들이 자라나기 시작하지 않을까. 물론 그땐 나는 이미 이사가고 없겠지만.
<이젠 과거가 된 나무의 모습들>


4계절이 다 보이는 나무였네요^^
답글삭제@띠용 - 2009/11/15 21:55
답글삭제네, 창에서 정면으로 보였죠.^^
나무가 장작처럼 돼 버렸군요. 저희 집 뒷편에도 아파트 공사 한다고 몇십년된 나무를 아낌없이 베는 걸 보고 맘이 안좋았었는데, 그래도 저 나무는 다시 가지를 뻗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답글삭제@벼라 - 2009/11/23 09:35
답글삭제예, 금방 예전처럼 되겠죠.^^
저렇게 자르는 것이 나무에게 좋은건가요? 왜 저렇게 안 예쁘게 잘라놓은거에요.. ㅜㅜ 가지치기 이런거 아니죠? 뾰족뾰족......
답글삭제@흰돌고래 - 2009/12/03 22:49
답글삭제아무래도 가지치기 한 거 같아요.^^;
@착한영 - 2009/12/04 11:08
답글삭제저 오바쟁이;; ㅎㅎㅎ
@흰돌고래 - 2009/12/03 22:49
답글삭제오바 왕.^^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