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잔득 녹이 슨 스쿠터의 배기통 안으로 씨앗 하나가 날아들어왔다. 아마 공터 너머에 있는 꽃집에서 날아든 씨앗이었을 것이다. 씨앗은 바람을 타고 이곳 공터에까지 날아왔던 것이다. 그것도 다 낡아버린 스쿠터의 배기통 속으로. 씨앗에게는 불운이라면 불운 일 수 있을 것이다.
씨앗이 스쿠터의 배기통 속으로 들어간지 며칠이 지난 후 스쿠터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분명 아무도 스쿠터에 손을 댄 적이 없는데도 스쿠터의 모습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부서졌던 헤드라이트는 다시 멀쩡하게 돌아왔고, 안장과 배기통도 망가지기 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냥 멀쩡한 정도가 아니었다. 스쿠터의 전체적인 모습은 새것처럼 변해있었다.
지금 스쿠터가 있던 공터는 텅 비어있다. 스쿠터는 그날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것의 몸으로 변신한 스쿠터는 서서히 엔진 소리를 내더니 바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릉부릉. 스쿠터는 좀 더 엔진 소리를 높였다. 스쿠터의 경쾌한 엔진음이 공기를 갈랐다. 스쿠터는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공터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공터를 벗어난 스쿠터는 탁 트인 도로로 질주했다. 스쿠터의 모습은 점점 멀어졌다.
그날 이후 텅 빈 공터를 바라보면 스쿠터가 달린다.
너와 달리는게 좋아~ 베이베! ♪
답글삭제@흰돌고래 - 2009/10/30 00:04
답글삭제ㅎ
오 무슨 동화같아요!
답글삭제@띠용 - 2009/10/30 00:27
답글삭제헤헤.
창작 동화인건가요? 포근한 그림이 연상되네요~
답글삭제@벼라 - 2009/11/04 17:26
답글삭제감사.^^(동화는 아니고 그냥 잡생각을 적은 거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