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6일 토요일

죽음

 아직 한 번도 죽은 사람을 본 적은 없다. 물론 예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친척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염을 하는 장면을 지켜본 적은 있다. 하지만 대학병원 영안실에 누워있던 할머니의 모습은 잠을 자는 듯 고요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를 죽은 사람이 아닌 영원히 잠들어있는 사람으로 기억하기로 했었다.

 

 사실 죽은 사람의 모습을 볼 기회는 진작에 있었다. 초등학교 때였다. 학교 담장 너머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우르르 담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버스가 사람을 친 것이다. 나는 사고가 난 장면을 볼 수 있는 상황에 있었지만 어쩐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겁도 났다. 애들이 얘기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사람이 죽은 모양이었다. 사고를 당한 사람은 어떤 노파였는데 한 쪽 팔이 들려져 있었다고 한다. 뭔가 손짓을 하려다 멈춘 듯이 말이다.

 죽은 사람이 팔을 들고 있다니... 나는 좀 무서웠지만 남들이 다 보고 있는 그 장면이 한 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면서도 끝까지 공포영화를 보는 아마 그런 심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담장 곁으로 가지 않기로 했다. 왠지 죽은 사람을 보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나를 말렸다. 죽은 사람도 자신이 죽어있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고 싶진 않을 것이다. 더구나 아직 한 번도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없기에 두려웠다.

 죽는다는 것은 얼마나 아플까. 손끝에 작은 상처만 나도 쓰리고 아픈데...하물며 죽은 다는 것은... 나는 그런 무거운 마음을 갖고 수업을 듣기 위해 교실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댓글 8개:

  1. 저도 아직 죽은 사람을 못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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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죽은 사람 봤었어요.

    아기.

    아주 조그만 아기였는데.

    아주 조그맣게 죽어 있었죠.

    죽은 사람을 보면 성숙해진다는데,

    뭐, 그다지 상관없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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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띠용 - 2009/06/06 20:14
    되도록 안 보는게 좋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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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agijm - 2009/06/07 13:30
    아기라...참 안 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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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Npiza - 2009/06/07 12:01
    생각 같아선 계속 안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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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도 아직 본 적은 없지만..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는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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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흰돌고래 - 2009/07/20 09:11
    되도록 안 보고 살면 좋겠지만...보게 된다면 아마 복합적인 감정이 들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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