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요며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제목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내 뇌리를 자주 스치고 지나갔다. 어떤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그냥' 그것은 내 머릿속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회사가 끝나고 동네 도서관에 갔을 때, 오늘은 아예 처음부터 일본문학 진열대로 향했다. 거기서 나는 어렵지 않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1, 2권이 나란히 진열대에 꽂혀 있었다. 마치 내가 빌려갈 것을 미리 알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몇 년 전에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땐 1권도 채 다 못읽었고, 읽었던 내용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상태였다. 표지와 앞뒤 몇 장을 훑어보니 과연 지금 나에게 가장 일용할 양식이 될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렇게 그책 두 권만 빌리고 도서관을 나왔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산책을 다녀와서, 씻은 후에 나는 비로소 책을 펼쳐들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조금 놀랄 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소설의 첫 장이 시작하기 전 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은 왜 지금도 끊임없이 빛나고 있는 것일까
새들은 왜 마냥 노래부르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모르고 있는 것일까
세계가 벌써 끝났다는 것을
시처럼 보이는 그 글은 Skeeter Davis가 부른 <The end of the world>의 가사였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오늘 내가 산책을 나갔을 때 흥얼거렸던 노래였기 때문이다.
*
Why does the sun go on shining?
Why does the sea rush to shore?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Cause you don't love me anymore?
Why do the birds go on singing?
Why do the stars glow above?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it ended when I lost your love
...
- <The end of the world>
아 오랜만에 듣네요...
답글삭제게다가 아침에 들으니 더욱더 좋네요..^^
고맙습니다..
심란한 마음을 죽 가라앉히는 연주곡이네요^ㅇ^
답글삭제저 어렸을 때 어머니가 LP판으로 자주 듣던 노래네요.
답글삭제노래는 좋아 했으면서 뜻은 전혀 몰랐네요 ㅎ
@돌코리아 - 2009/04/15 10:37
답글삭제^^
@띠용 - 2009/04/15 20:02
답글삭제심란하셨었군요. 아무튼 가라앉으셨다니 다행.^^
@주이 - 2009/04/15 23:27
답글삭제어머님께서 굉장히 낭만이 있으셨네요.^^